지속 가능한 디자인, MZ세대가 이끄는 패러다임의 전환점
나는 디자인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과거 '아름다움'과 '기능성'이 디자인의 핵심 가치였다면, 이제는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운 축이 더해졌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디자인 교육과 실무 전반에 걸친 철학적 전환을 의미한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재활용·재생 가능 소재 활용, 에너지 절감, 폐기물 최소화를 기반으로 한다.
브랜딩 프로젝트를 할 때 "이 브랜드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를 먼저 질문한다. 포스터디자인은 종이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디지털 대안을 고민하고, 패키지 디자인에서는 재활용 가능성을 우선 고려한다.
이에 따라 커리큘럼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타이포그래피, 레이아웃, 컬러 이론에 더해 '지속가능한 소재학', '라이프사이클 어세스먼트(LCA)' 등이 필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시각디자인은 물리적 제약에서 벗어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틱톡 영상, AR 필터 등은 종이나 플라스틱 없이도 강력한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임시성'과 '순환성'을 활용한 디자인이다. 스냅챗의 사라지는 메시지처럼, 영원히 남지 않는 콘텐츠의 미학이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물질적 축적보다는 순간의 경험을 중시하는 지속가능한 사고와 맞닿아 있다.
기업들의 브랜딩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로고의 시각적 임팩트와 기억 용이성이 최우선이었다면, 이제는 그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가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가 중요해졌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재활용 플라스틱 병과 유기농 면화를 사용하고, ‘수선 프로그램(Worn Wear)’을 통해 제품 수명을 늘리는 캠페인을 운영한다. 이는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의 가치 소비를 이끌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IKEA는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재활용 가능하거나 재생 가능한 소재로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나무, 재활용 목재, 재생 금속을 활용하여 생산과정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있다.
패키지 디자인은 친환경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여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직접 영향을 준다.
예를 들면 면 코카콜라 PlantBottle는 식물 유래 원료를 사용해 기존 PET병보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재활용성을 높였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리필형 용기와 종이 패키지를 확대하고, 콩기름 잉크·수용성 코팅을 적용하여 제작 단계에서부터 환경 부담을 최소화했다.
공간. 건축에서 살펴보면, 싱가포르 마리나 원(Marina One) 빌딩 중앙에 대규모 녹지 ‘그린 하트’를 두어 자연 환기와 온도 조절, 빗물 재활용 시스템을 결합했다.
세종시 정부청사는 지붕 녹화, 태양광 패널, 고효율 단열재를 적용해 에너지 절감을 실현했다.
시각디자인 측면에서도 건물의 브랜딩 이미지가 ‘친환경’이라는 메시지와 직결된다.
지속가능성은 보편적 가치이지만, 그 표현 방식은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서구의 미니멀리즘이 한국적 맥락에서는 오히려 차갑게 느껴질 수 있고, 우리 고유의 자연 철학인 '무위자연'이나 '소박함'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학생들에게 한지, 천연염료, 전통 서체 등 우리 문화의 지속가능한 요소들은 단순한 전통 회귀가 아닌,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리만의 시각적 해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지속 가능성은 디자인의 부가 요소가 아니라 설계의 출발점이다.
학생들을 "멋진 디자인"이 아닌 "의미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가치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감성을 갖춰주어야 한다.
이제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이론과 실무, 그리고 교육 현장 모두에서 필수 과제인 것이다. 기업과 디자이너는 물론,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까지 이 가치에 공감하고 실천할 때, 디자인은 환경과 사회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창조적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이 흐름을 읽고 적용하는 것이, 앞으로의 경쟁력과 차별성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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