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상을 선택할 때 생각해야 할 3가지
디자인을 처음 배우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쉬우면서도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색상"이다.
색상을 쓰는 데 특별한 기준이 없고, 단순히 “예뻐 보이니까”, “유행이니까”, "내가 좋아하니까"라는 이유로 고르기도 한다.
하지만 색상은 단순한 시각적 선택이 아니다. 색상은 감정을 전달하고, 시선을 유도하며, 브랜드를 정의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색상을 선택할 때마다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왜 이 색상을 선택했는가?”, “이 색상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의도를 설명할 수 없다면, 그건 ‘선택’이 아니라 ‘충동’이다.
아래에 소개할 3가지 기준은, 디자인에서 색을 다룰 때 꼭 점검해야 할 핵심 요소들이다.
첫째, 색상은 문화와 맥락 속에서 특정한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파란색은 보통 신뢰, 안정, 차가움, 전문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기업 로고나 은행, 의료 관련 서비스에서 자주 사용된다.
반면 빨간색은 위험, 열정, 즉각적인 관심을 상징한다.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 많이 쓰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맥도날드, 버거킹, KFC는 모두 빨간색 계열을 메인 컬러로 사용한다.)
디자이너는 이 색상들이 갖는 상징성과 감정 반응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의 목적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예를 들어, 장례식 관련 리플렛을 밝은 주황색으로 만들거나, 어린이 장난감 포장지를 검정색 위주로 구성하는 것은 내용과 색의 의미가 충돌하는 사례다.
색상에는 중립적인 선택이 없다.
모든 색상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디자이너의 역할은 그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둘째, 색상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다른 색과 함께 배치되며, 그 관계 속에서 의미와 인상이 결정된다.
명도 대비, 채도 대비, 보색 대비, 유사색 조화 등은 모두 디자인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검정 배경+노란 텍스트는 보색 대비와 명도 대비가 동시에 작동해 시인성이 매우 높아진다. (도로 표지판이 대표적)
반면, 회색배경 + 연한 파란색 텍스트는 명도 대비가 낮아 가독성이 떨어진다. 특히 모바일 UI나 웹사이트에서는 이런 조합이 치명적이다.
색상환(Color Wheel)을 기준으로 가까운 색끼리는 부드러운 흐름을 만들고, 멀리 떨어진 색은 강한 시각적 긴장감을 준다.
디자인의 목적이 편안함인지, 주의 집중인지에 따라 적절한 색의 거리를 조절해야 한다.
색상의 조화는 단순히 ‘예쁘게 보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시선을 통제하며, 브랜드의 톤을 유지하는 도구다.
따라서 색상 배치 전에는 항상 ‘대비’와 ‘조화’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셋째, 색상은 심리와 직결된다. 사람들은 색상을 보자마자 이성보다 먼저 감정으로 반응한다.
예를 들어 연한 파스텔톤은 부드럽고 차분한 감정 유도 → 유아용 제품, 감성 브랜드에 적합하고, 형광 색상은 강렬하고 공격적인 인상 → 경고, 세일, 주의 환기용으로 활용하며, 무채색 조합(흑백+회색)은 절제된 감정, 미니멀리즘 → 고급 브랜드, 포트폴리오용에 적합하다.
디자인이 전달해야 할 분위기가 ‘신뢰’라면 차분한 톤이 맞고, ‘흥분’이나 ‘에너지’라면 채도 높은 색이 적절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디자이너의 취향이 아니다.
사용자가 어떻게 느끼고 반응할 것인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색상은 보는 사람의 심리를 움직이는 가장 빠른 요소다.
색상은 시각디자인의 ‘기초’이자 ‘메시지’이며 ‘심리 작용’의 도구다.
색상은 그냥 고르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설계는 디자이너의 ‘감’이 아니라 ‘이해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도’에서 시작된다.
그걸 알고 고른 색상이 바로 좋은 디자인의 첫걸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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