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는 힘이 면역력? 입속 세균이 건강을 결정한다
음식을 씹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 전체적인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씹는 기능의 저하는 영양 상태, 구강 미생물, 그리고 장 건강까지 연쇄적으로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층의 영양실조 현황
놀랍게도 전 세계 노년층 3명 중 1명이 영양실조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65세 이상 인구의 약 18%가 영양 상태가 부적절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유럽에서는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10-30%가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에는 씹는 기능의 저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씹는 능력과 영양 섭취의 상관관계
연구에서는 씹는 능력을 두 가지 수준으로 분류했습니다. 좋은 씹는 기능을 가진 사람들은 20개 이상의 기능적 치아를 보유하고 있으며, 적절한 교합 접촉을 가지고 있거나 효과적인 의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씹는 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은 심각한 치아 손실, 기능적 보철물의 부재, 그리고 고기나 생야채, 견과류 같은 단단한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씹는 능력이 떨어진 노년층은 단백질, 섬유질, 칼슘, 칼륨 등의 필수 영양소 섭취가 현저히 낮았습니다. 500명 이상의 독립적인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씹는 능력이 부족한 그룹은 칼로리와 영양소 섭취량이 낮았고, 단백질-에너지 영양실조의 징후가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구강 미생물과 장 건강의 연결고리
구강에는 700개 이상의 세균 종을 포함한 복잡한 미생물 생태계가 존재합니다. 씹는 기능이 저하되면 구강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고, 특히 락토바실러스 같은 발효 세균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구강 내 세균 불균형이 발생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구강 미생물의 변화가 장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구강 미생물은 침과 함께 지속적으로 위장관으로 이동하며, 이는 장내 미생물 구성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씹는 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은 변비, 복부 팽만감, 그리고 장 투과성 증가로 인한 전신 염증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씹는 기능 저하는 "구강 쇠약"이라는 더 큰 개념의 일부입니다. 구강 쇠약은 치아 손실, 입 주변 근육 약화, 씹기와 삼키기 어려움 등을 포함하며, 문제는 이것이 악순환을 형성한다는 점입니다. 씹는 기능이 떨어지면 영양 섭취가 부족해지고, 이로 인한 근육량 감소는 다시 씹는 근육의 힘을 약화시켜 씹는 능력을 더욱 저하시킵니다. 영양실조 자체가 씹는 기능 장애를 악화시키는 셈입니다.
구강-영양 건강 관리
효과적인 해결책은 치과 보철 치료, 씹기 운동, 그리고 식단 조절을 통한 씹는 기능 개선으로 영양 섭취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영양사와 치과의사가 협력하는 다학제적 접근법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일본과 북유럽의 연구에서는 영양사와 치과 전문의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통합 클리닉에서 치료받은 노인들의 BMI, 염증 지표, 삶의 질이 현저히 개선되었습니다.
실천 가능한 개선 방법
씹기 운동에는 무설탕 껌을 반복적으로 씹기, 특별히 설계된 씹기 보조도구나 질감 있는 음식을 이용한 훈련, 턱 근육의 등척성 운동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씹는 근육의 톤과 조절 능력, 그리고 물어뜯는 힘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씹는 기능은 단순히 음식을 부수는 기계적 작용을 넘어서 구강 미생물, 장 건강, 전신 영양 상태에 이르는 복합적인 건강 시스템의 핵심 요소입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구강 관리와 영양 관리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말고, "구강-영양 건강"이라는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 적절한 보철 치료, 균형 잡힌 식단 관리를 통해 씹기 기능을 유지하고, 우리모두 건강한 삶을 맞이해야 합니다.
Lettieri, M., Rosa, A., Spataro, F., Capria, G., Barnaba, P., Gargari, M., & Martelli, M. (2025). Chewing Matters: Masticatory Function, Oral Microbiota, and Gut Health in the Nutritional Management of Aging. Nutrients, 17(15), 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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